12일 금요일
다섯살때 기억난다 뇌수막염때문에 등에서 척수를 뺄때의 그느낌과 같은 공포 엄마는 잘참아줬다면서 그시절 내가한창 노래를 불렀던 롤러스케이트를 선물해줬지 난 어릴때부터 자잘한 병치례가 많아서 이제 튼튼히 자라줬구나라고 생각하시는 부모님한테 미안한생각이 어젠 가득했었지 더군다나 모두들 일이있을텐데 폐를 끼치는것같기도하고 괜히 내가 일을 더 키워버리는 느낌도 있고 가족이니까 이해한다라는 말도 내겐 미안해 오랜만에 맞아보는 링거, 항생제 12일 한시 정각에 수술대에 오른다 집도의가 옆으로 허리를 완전히 굽히라고 말하고 척추에 차가운감각이 느껴진다 '이건 하체만 마취되는 주사입니다' 척추를 몇번쓰다듬더니 이내 몇방의 바늘이 들어온다 다섯살때는 척수를 빼갔지만 스물다섯살때는 마취액이 들어왔네 이제 제법 튼튼해져있는지..
2009.06.13